롯데그룹의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됐습니다.
한·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가 신격호 총괄회장을 새 이사진에 선임하지 않겠다고 밝힌 겁니다.
창업 70년 만에 롯데 '신격호 시대'는 저물게 됐습니다.
신 총괄회장은 1921년 울산에서 5남 5녀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.
농업학교를 졸업해서 종축장 기사로 일했지만 영 적성에 맞지 않았다는데요.
결국, 야망이 가득했던 21살 부인과 가족을 뒤로하고 맨몸으로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.
와세다 대학에 다니면서 우유와 신문 배달을 했는데요.
공부와 생계 양쪽에서 동분서주하던 신 총괄회장의 성실함을 본 한 일본인이 '하고 싶은 걸 화끈하게 해보라'며 투자를 했습니다.
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세숫비누, 세탁 세제 같은 생필품을 만들어 팔았고요. 돈을 많이 벌 수 있었습니다.
그 자본을 바탕으로 (1948년) 일본에 차린 게 '주식회사 롯데'인데요.
바로 이 롯데의 시작엔 다름 아닌 '껌'이 있습니다.
껌은 말 그대로 대박이 났습니다.
신격호 회장은 껌으로 출발해 지금 잠실의 롯데월드타워, 123층 건물까지 쌓아 올린 겁니다.
1959년부터 한국으로 사업을 확장한 신 회장은, 1967년 한국에 '롯데 제과'를 설립했는데요.
이 광고 음악 기억하시죠? 앞 소절만 들어도 뒤 소절은 누구든 저절로 따라 부를 만큼 한국에서도 '껌'은 대박이었습니다.
이렇게 롯데 왕국의 문이 열렸습니다.
1973년 소공동 롯데호텔을 선보이면서 관광업에, 6년 뒤에는 소공동 롯데백화점을 개장하면서 유통업에 진출했는데요.
그 이후로도 여러 분야에 두루 진출한 롯데그룹, 오늘날 국내 재계 서열 5위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.
하지만 2015년 장남과 차남의 경영권 분쟁, 이른바 '롯데 왕자의 난'이 시작되면서 신 총괄회장의 시대는 저물기 시작합니다.
그간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실질적 후계자로 주목받던 사람은 차남 신동빈 회장인데요.
장남 신동주 부회장과 함께 일본으로 갔던 신격호 총괄회장이 갑작스레 신동빈 회장에게 해임을 통보한 겁니다.
[신격호 / 前 롯데 총괄회장(2015년 8월) : 롯데그룹을...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. 저는 70년간 롯데그룹을 키워왔습니다. 저는 오늘 분명히 하고자 하는 것은 제가 둘째 아들 신동빈을 한국 롯데 회장·롯... (중략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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